머니게임을 본 소크라테스는 이렇게 말했다｜<소크라테스의 변론>

머니게임을 본 소크라테스가 말했다｜<소크라테스의 변론>

 

 

최근 큰 이슈가 되고 있는 머니게임을 보면,

우리네 사회를 축소해 놓은 느낌이 듭니다.

머니게임이 끝나고 난 이후에도 서로가 서로를 비난하고 미성숙한 모습을 보이면서

진짜 머니게임은 지금부터라는 생각도 듭니다.

여기에 대중들도 누가 잘했고 누가 못했느냐는 비난을 솟아내고 있습니다.

 

만약 소크라테스라면 이러한 상황을 보고 뭐라고 말할까?

아마도 우리를 보고

“당신들은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 모르는 이중 무지의 상태에 있다.

모든 상황을 다 안다는 교만함 가운데 누구도 함부로 비난하지 말라"

라고 말할 것 같습니다.

이중 무지, 내가 무지하다는 사실 조차 무지한 상태입니다.

이러한 개념은 <소크라테스의 변론>에 나오는데, 사실 소크라테스는 단 한권의 저서도 남기지 않았습니다.

그의 제자인 플라톤이 남겼는데,

이 책 이외에도 <향연>, <크리톤>, <파이돈> 모두 특이하게도 대화체로 적혀있습니다.

오늘날로 따지면 논문을 대화체로 적은 것과 같습니다.

실제 우리는 오고가는 말을 통해 상대와 소통하는데,

대화체 덕분에 소크라테스와 말을 주고받는 것 같고

실제 목소리가 들리는 것도 같습니다.

이야기는 70살인 소크라테스가 법정에서

아테네인들을 향해 자신을 변론하는 상황에서 시작합니다.

소크라테스에 따르면 제자였던 카이레폰은 아폴론 신전에 가서 신탁을 받았습니다.

내용인즉슨 소크라테스보다 더 현명한 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소크라테스 자신은 가장 지혜로운 사람이 아닌데, 왜 이렇게 신이 말했을지 고민했습니다.

신이 거짓말을 하지는 않았을 테니,

이 신탁의 의미를 찾고자 당시에 가장 현장하다고 여겨지는 세 부류의 사람들을 찾아갔습니다.

 

정치인, 시인, 장인들이었는데, 당시에는 이들이 인정받던 시대였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이들과 대화를 하면서 공통점을 발견했습니다.

본인들의 전문 영역 이외의 것에서도 스스로 현명하다고 생각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제서야 소크라테스는 알게 됐습니다.

자신이 가장 지혜롭다는 신탁을 받은 것은,

스스로 무지(無知)하다는 사실을 지(知)하기 때문이었고,

반대로 다른 이들은 본인이 무지(無知)하다는 사실에 무지(無知)했기 때문인 것입니다.

신은 소크라테스가 스스로 보잘것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에 가장 지혜롭다고 한 것입니다.

그래서 소크라테스는 신의 가르침을 따라,

지혜롭다고 여겨지는 사람에게 찾아가서 지혜로운지 확인했고,

지혜롭지 못한 것으로 여겨지면 지적하는 일들을 했습니다.

즉, 신을 돕는 일을 하다 보니 가난해졌고 사람들에게 미움도 받다보니 법정에까지 서게 된 것입니다.
이처럼 사람들을 깨우치게 하는 것이 그의 사명이기에 무죄를 위해서 애걸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사형 선고를 받았지만 죽음도 두렵지도 않다고 말합니다.

이후에 <파이돈>편에서 왜 죽음에 대해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지

독약을 먹기 직전에 제자들에게 구체적으로 얘기합니다.

결론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무엇을 모르는지 아는 상태

즉, 무지(無知)하다는 것에 지(知)하는 일중 무지의 상태에 있을 때, 발전할 수 있습니다.

소크라테스처럼 이때의 무지는 우리의 인생과 성장을 위한 큰 힘이 됩니다.
그러나 이중 무지의 상태에 있다면 평생을 자신의 착각 속에 갇혀 살 수도 있습니다.
특히나 지금 우리 사회를 보면 서로가 서로를 비난하고 집단과 집단이 부딪치는 모습들은,

내가 무조건적으로 옳다는 가치관에서 나온 것 같습니다.

내가 옳을 수 있듯이, 또 틀릴 수도 있고 모를 수도 있다는 일중 무지의 자세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머니게임 참가자들 서로가 비난하고 또 대중이 이들을 비난하지만,

그 출연진들이 어떤 성장과정을 거쳤는지, 어떤 생각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

그 이면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많이 알려지고 있지만 우리는 100% 알 수 없습니다.

소크라테스의 가르침처럼 내가 무조건적으로 지혜롭지는 않고

또 모든 것을 다 알지는 못한다는 일중 무지의 자세로 머니게임과 세상을 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