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책100권

알랭드보통 <불안>의 관점에서 해석한 라라랜드(La La Land)

인생책100권 2021. 1. 26. 11:52
반응형

알랭드보통 <불안>의 관점에서 해석한 라라랜드(La La Land)

 

 

 

이 영상을 만드는 동안에도 불안한 마음이 듭니다.
사람들이 어떻게 평가할지,
이러한 콘텐츠가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지,
물질적인/사회적인 도움이 될지.

우리는 행복, 사랑, 도전, 열정과 같은
긍정적인 덕목에 대해서는 많이 이야기하지만,

상대적으로 불안이나 화, 시기, 질투 같은
부정적인 덕목에 대해 어떻게 다룰지 배우지 못했습니다.

우리가 불안한 이유와 본질에 대해
영화 라라랜드와 함께 파헤쳐보면서,
불안으로부터 벗어났으면 좋겠습니다.

라라랜드의 의미는 LA의 별명이기도 하고,
‘힘든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꿈같은 상태’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차로 가득찬 답답한 도로에서 영화가 시작되는데,
우리의 불안한 삶을 노래로 승화시키는 느낌입니다.


알랭드보통은 우리가 불안한 이유를
5가지로 제시하고
해결 방안도 5가지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알랭드보통 <불안>

1. 원인



1장. 사랑 결핍

우리는 왜 높은 지위, 돈, 명성, 영향력을 갈망할까요?
사실 이것들 자체는 우리의 목적이 아닙니다.
진정한 목적은 이것들을 통해 얻는 사랑입니다.

사랑은 일종의 존중이고,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존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입니다.
누가 우리에게 사랑을 보여주면
우리는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는 느낌을 받고,
우리는 번창합니다.

다른 사람들의 관심이 중요한 이유는,
우리가 날 때부터 자신의 가치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괴로워할 운명을 타고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우리를 바라보는 방식이 우리가 스스로를 바라보는 방식을 결정하게 됩니다.

우리의 자아상은 바람이 새는 풍선과 같아서,
늘 외부의 사랑이라는 헬륨을 집어넣어 주어야 하고,
무시라고 하는 아주 작은 바늘에 취약하기 짝이 없습니다.
사랑이 없으면 우리는 자신의 인격을 신뢰할 수도 없고 그 인격을 따라 살 수도 없습니다.

 

2장. 속물근성

어렸을 때 우리는 무슨 일을 하든 아무도 크게 마음쓰지 않았고,
그냥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무조건적인 애정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식사를 하다 트림도 하고,
목청껏 소리 지를 수도 있고,
돈을 못 벌고,
중요한 친구가 없어도
그 자체로 귀중한 존재였습니다.

그러나 어른이 된다는 것은 속물들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우리 자리를 차지해 가는 것입니다.
우리는 점점 사회적 지위와 인간의 가치를
똑같이 봅니다.
그래서 권력에 관심을 갖고,
권력 구조의 변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존경 대상도 바꿉니다.

이러한 속물근성은 우리에게 분노를 일으키거나 좌절감을 줍니다.
우리 내면만의 것으로는 타인이 우리에게 대하는 행동을 통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솔로몬의 지혜와 오디세우스의 책략이 있다해도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지위가 아니라면 관심 받지 못합니다.
그래서 미아는 전 남자친구 가족과의 속물적인 대화 자리를 박차고 세바스찬을 만나러 나온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3장. 기대

우리는 2000년 전에 비해
정말 많은 것을 가졌습니다.
부, 식량, 과학 지식, 소비 물자, 신체적 안전, 기대 수명, 경제적 기회 등 많은 것이 증가했습니다.
그렇게 실질적 궁핍은 줄었지만,
역설적이게 궁핍감과 궁핍에 대한 공포는 오히려 늘어났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함께하고 있는 사람들만큼 가졌을 때
또는 약간 더 가졌을 때만 우리는 운이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이 나보다 나을 때 받는 느낌이 불안과 울화의 원천입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같다고 느끼는 사람들만 질투합니다.
가장 견디기 힘든 성공은 가까운 친구들의 성공인 것입니다.

나와 비슷해 보이는 사람들, 오디션 대기자들 속에서 미아는 자신의 위치를 느끼며 초라해졌고,
나도 이 시스템 안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자신했지만 준비했던 연극에 실패하며 큰 좌절을 합니다.

18세기, 19세기의 정치 혁명과 소비자 혁명은 물질적 환경을 크게 개선시켰지만,

모든 인간은 평등하고 누구나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믿음을 주면서

오히려 우리에게 심리적 고뇌를 안겨주었습니다.



4장. 능력주의

가난이 자존심에 미치는 영향은,
공동체가 가난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서기 30년부터 1989년까지는 방식은 다르지만 공동체가 낮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을 위로했습니다.

서양에서 중세나 근대 이전에 살던 사람들에게, 부자와 빈자, 농민과 귀족을 나누는 기초는 신이었습니다.
‘농민-성직자-귀족’은 구조에 대한 확고한 믿음과 더불어 서로 의지하고 있어서
가장 가난한 계급도 가치있게 평가되었습니다.
삶은 힘들지 몰라도 존엄성은 똑같았습니다.

기독교 관점에서 볼 때도 부나 가난은 도덕적 가치를 정확히 말해주는 척도가 아니었습니다.
예수는 가장 높은 인간이고 축복받았지만
지상에서는 가난했습니다.
모든 선의 원천은 자신이 신에게 의존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일이었습니다.

나아가 부자는 죄가 많고 부패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강탈하여 부를 쌓았다는 의식이 강했습니다.
장 자크 루소와 마르크스만 봐도 가난한 사람은 재능과 의욕이 있어도

운명을 바꿀 수 없도록 특권층이 사회를 조작해놓았다는 주장을 했습니다.

그러나, 18세기 중반 무렵부터 이러한 분위기가 바뀌었고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들었습니다.
세바스찬은 미아가 어머니와 통화하며 장래를 걱정하는 모습에 생각에 잠겼고,
마침 천장에 물센 자국은 도드라져 보였습니다.
그래서 재즈가 아니어서 거절했었고
가고 싶지도 않던 밴드에 들어가게 된 이유는
이제는 빈자보다 부자가 더 쓸모가 있기 때문입니다.

경제학적으로 부자들이 사회적 부를 창출합니다.
또한, 과거와 달리 이제는 평등한 기회가 도처에 있기에 누구에게나 성공의 기회가 보장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성공을 거둔 사람이 그럴만한 자격이 있다면, 실패한 사람도 그럴만해서 실패한 것입니다.
결국, 가난한 사람들은 죄가 많고 부패하고 어리석어서 그런 것입니다.
가난한 사람은 불운한 것이 아니라 실패자라고 묘사됩니다.



5장. 불확실성

경제적 지위를 얻으려고 노력해도 여전히 결과는 불확실하고, 변동성도 심합니다.
남들로부터 존경을 받으려면 5가지 예측 불가능한 요인들이 뒷받침 되어야 합니다.

1. 재능​
세바스찬과 미아가 재능이 있다할지라도 매번 적재적소에서 충분히 발현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이러한 재능에는 운도 필요합니다.

2. 운
미아도 매번 오디션에서 외부적인 방해를 받아 떨어지기도 했고,

성공한 오디션은 우연히 미아의 연극을 봤던 사람 덕분이었습니다.
적당한 시기에,
적당한 기술을 갖추고,
적당한 일자리를 갖는 것은
운 덕분입니다.
우리의 지위를 이러한 우연적 요소에 맡긴다는 것은 불안한 일입니다.

3. 고용주
우리의 지위가 고용주에게 달려 있기에 삶은 예측 불가능합니다.
행복한 삶을 영위하려면
고용주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자신을 위해,
자신만의 속도로,
자신의 행복을 위해 일해야 합니다.

그러나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세바스찬은 지배인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곡조차 치지 못합니다.
고용 기간의 불확실성뿐 아니라 작업 관행과 사회구조에서 오는 모욕감도 있습니다.
피라미드 구조 안에서 보상문제로 인해 억압적인 분위기가 연출되고 때로 우리는 정치적이어야 합니다.

4. 고용주의 이익
라라랜드에 4-5번째 불확실성에 대한 내용은 없지만,
고용의 안정성은 회사가 시장에서 계속 이윤을 내는 능력에도 달려있습니다.
시장은 본래 경쟁력이나 가격 우위를 장기간 지키기 어려운 곳이이기에 회사의 이윤을 위해서는 피고용자 숫자를 줄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제품의 주기가 짧아지고 자동화된 현대에는 일자리 잃기는 더 쉽습니다.

5. 세계경제
회사와 종업원들의 생존은 금융위기나 대공황 같은 경제 전체의 흐름 때문에 위태로워지기도 합니다.

 

 



알랭드보통 <불안>

2. 해법



1장. 철학

재즈바에서 세상의 시선과 다르게 재즈에 대해 열변을 토하는 세바스찬의 모습에서
세상의 흐름과는 다른 그의 철학을 보여줍니다.
의사소통이 되지않는 사람들을 통하게 만든 수단이 재즈였다는 것입니다.
물론 중간에 대중음악으로 방향을 전환하면서
삶에 대한 불안감에 무릎을 꿇었지만,
미아에게 이런 용기를 전해줬고,
결국 재즈의 길로 돌아왔습니다.

기원전 5세기 초, 그리스에는 지위로 인해 불안에 시달리지 않는 사람들이 나타났습니다.
이 철학자들은 사회에서의 낮은 지위로 인한 심리적/물질적 결과에 괴로워하지 않으면서,
모욕이나 비난, 빈곤 앞에서도 늘 차분했습니다.
가령, 알렉산더 대왕이 무일푼의 철학자 디오게네스를 찾아갔을 때,
자신이 해줄 수 있는 일이 없느냐고 묻자,
해를 가리고 있다며 옆으로 비켜달라고 했고,
소크라테스가 장터에서 모욕을 당하는 것을 본 행인이 괜찮냐고 묻자,
“당나귀가 나를 걷어찼다고 내가 화를 내야하겠소?”라고 하는 것을 보면
철학은 외부의 의견과 관계를 맺는 방식에 이성을 도입한 것입니다.

재즈에 대한 외부 의견과 관계를 맺는 세바스찬 사이에는 자신만의 철학, 이성이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 철학은 성공과 실패의 위계를 완전히 거부한 것이 아니라 판단 과정을 재구성하게 돕습니다.
철학 덕분에 다른 사람의 칭찬 없이도 사랑받을 만한 존재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철학자들은 외부의 인정이나 비난의 표시보다는,
우리 내부의 양심을 따르라고 권했습니다.
그래서 미아와 세바스찬 모두가 본인이 꿈꾸던 길을 걸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떤 무작위 집단에게 어떻게 보이느냐가 아니라,
우리가 우리 자신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는지가 중요한 것입니다.

 

 

2장. 예술

라라랜드 영화 자체도 예술이지만,
주인공들의 삶도 예술을 향해있습니다.
음악과 춤이 나오는 순간만큼은 주인공과 우리 모두가 현실의 불안에서 벗어난 듯한 몽상 속에 있습니다.

위대한 예술은 우리 삶의 가장 깊은 긴장과 불안에 해법을 제공하는 매체입니다.
예술이 비실용적으로 보일지라도,
우리 존재의 부족한 부분을 해석하고
그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 것입니다.
현실 상황에 대한 항의를 하면서 우리의 시각을 교정하기도 하고,
아름다움을 인식하도록 교육도 하고,
고통을 이해하거나 감수성에 불을 붙이도록 돕고,
감정이입 능력을 길러주고,
슬픔이나 웃음을 통해 도덕적인 균형을 다시 잡아줍니다.


실제, 소설이나 그림의 풍자를 통해 위계 체계에 도전하기도 하고,
비극을 통해서는 죄 지은 자와 죄가 없어 보이는 자 사이에 다리를 놓으면서
인간이 수치를 당한다 해도 우리 자신의 이야기를 할 권리까지 상실하지는 않는다고 존중합니다.
또한 주인공에게 닥친 비극적 상황을 통해
우리도 언제든 파멸할 수 있다고 자각하며 겸손해질 수 있습니다.
예술을 통해 실패한 사람들에 대해 우월한 태도로 대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미아와 세바스찬이 함께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출 때,
그들은 물론 우리도 현실의 고민과 번뇌를 벗어 던집니다.
그리고 모든 음악과 춤, 영화가 끝나면 다시 냉혹한 현실로 돌아와야하지만,
예술의 여운은 여전히 우리를 다독입니다.



3장. 정치

현대사회에서 사람들의 지위를 높이는 기준은 무엇일까?
스포츠나 예술, 과학 등 상업적인 어느 한 분야에서 돈, 권력, 명성을 축적한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능력주의 사회’에 있는 것인데,
부는 그 소유자의 미덕의 증거이며,
단지 높은 지위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비재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이기에 사람들에게 장려되고 있습니다.
세바스찬이 촬영하고 투어를 다니는 것도
사회적 기준에 따라 지위를 높여가는 과정입니다.

사회마다 특정한 종류의 사람을 높이 평가했는데,
가령 기원전 400년 스파르타에서는 싸움을 잘하는 강한 남자가 높은 지위로 여겨졌고,
로마제국 붕괴 후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가르침을 따르는 사람들이,
1차 십자군 이후에는 기사들이,
18세기 잉글랜드에서는 우아한 신사들이,
아마존에서는 과묵하고 사냥을 잘하는 사람이 지위가 높았습니다.
이처럼 높은 지위를 결정하는 요인들이 계속 바뀌면서,
지위에 대한 불안을 촉발하는 요인들도 바뀌어갑니다.

이상적인 지위는 오래전부터 바뀌어 왔고 앞으로도 바뀔 것인데,
이런 변화 과정을 묘사하는데 ‘정치’라는 단어를 쓸 수 있습니다.
가령, 여러 집단들이 스스로 높은 지위를 차지하고자,
이전 체제에서 이익을 보던 사람들과 맞서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집단들은 때로는 투표로,
때로는 총으로,
때로는 파업으로,
때로는 책을 이용해
높은 지위를 누릴 정당한 권리를 가지려고 합니다.

이러한 기준들,
즉 정치적 시각은 우리에게 너무 자연스럽지만,
우리 인간이 만든 것일 뿐입니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사회적인 관념, 제도, 법들이, 사실은 상대적이고 어리석으며 편파적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비소로 정치적 의식은 깨어납니다.
그러한 인식을 깨고 나오라는 모습은 영화 전반에 걸쳐 나오지만,
사회적인 성공 때문에 앨범과 투어의 연속인 세바스찬에게 일침을 날리는 미아의 모습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르크스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러한 사회적 믿음은 이데올로기인데,
이는 중립적인 듯 하면서 교묘하게 편파적인 관점인 것입니다.
특히 모든 시대의 지배적 관념은 늘 지배계급의 관념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해를 통해 지위와 관련한 불안이 사라지지는 않지만,
이에 접근하는 방법이나 피해의식, 수동적 태도, 혼란은 줄어들 수 있습니다.

 


4장. 기독교

종교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죽음과 공동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 죽음
영화에 죽음과 관련된 이야기는 없지만, 죽음이라는 개념은 불안감을 없앨 때, 큰 도움을 줍니다.
죽음을 생각할 때야
부, 위신, 권력들에 대해 흥미가 사라집니다.
우리의 지위가 강하게 유지될 때만 받는 사랑보다는, 우리가 지위를 얻든 잃든 지속될 관계에 에너지를 집중하게 되고,
죽음 덕분에 우리는 당장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일로 시선을 돌리게 됩니다.
죽음에 대한 생각 옆에서는 많은 일들이 하찮아 보이는 것입니다.

죽음이라는 개념 앞에서는 우리에게 다른 사람의 의견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나만 바라보게 됩니다.

자신의 죽음 외에도, 다른 사람의 죽음, 특히 우리가 큰 열등감과 질투를 느끼게 되는 업적을 쌓은 사람의 죽음을 생각하는 것도
지위로 인한 불안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우리 모두가 결국은 가장 민주적인 물질,
즉 먼지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위안을 얻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기독교적인 관점에서는 사람이 아닌,
하나님의 관점에서 좋은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람들 사이에 어떤 지위나 사회적 차이가 있든,
우리 모두가 광대한 자연과 시간, 신 앞에서 아무것도 아니라는 경외감 앞에 섭니다.
그래서 자신이 하찮은 존재라는 생각에 불안감을 느낀다면, 세계라는 거대한 공간을 여행하거나 예술작품으로 치유될 수 있습니다.

2. 공동체
기독교적 관점에서 모든 인간은 신의 피조물이고 신의 사랑을 받습니다.
신의 사랑 밖에 있는 인간은 없기에 서로 존중하고 어린 아이 대하듯 대해야 합니다.
기독교는 처음부터 공동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예배와 교회 음악을 연주하는 과정을 통해 서로가 동등하다는 것을 인지했습니다.
모든 인간이 귀중하다는 인식을 가진 공간과 태도를 조성할 때,
사람들은 자신의 평범한 삶도 어둡게 보지 않습니다. 혼자 고립되거나 승자 옆에서 느끼는 공포, 사회적 날카로운 판단도 기독교적인 공동체 안에서 약간은 무뎌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미아가 공연을 망치고 상처 받은 후,
내가 사랑받고 평안한 공동체, 가족으로 자꾸 향하는 것도 우리의 본능입니다.

3. 두 도시
그리고 기독교 관점 덕분에 물질적인 성공보다 영적인 성공을 중시하고, 부와 미덕을 구분할 때 선함을 기준으로 세우기도 합니다.

 



5장. 보헤미안

19세기 초 서구와 미국에서 새로운 집단이 대안적인 삶을 제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소박하게 옷을 입고,
싼 지역에 살고,
책을 많이 읽고,
돈에 대해서 별 관심이 없어 보이고,
우울한 기질도 보이고,
물질적 성공보다 예술과 감정에 충실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들을 보헤미안이라고 불렀습니다.
밖에서 보면 가난해 보일 수 있으나,
보헤미안들에게는 소박한 생활을 했고, 대안적인 삶에 정통성을 부여하며 불안을 해소했습니다.
영적으로도 기독교를 대체하며
기독교처럼 물질이 아닌 영적으로 사람들 평가하고자 했습니다.

세바스찬과 미아가 보헤미안은 아니었지만 우아한 집이나 옷을 살 수 있는 능력보다,
감정의 주요한 저장소인 예술에 관람자나 창조자로 헌신할 수 있는지에 더욱 집중했고,
외적으로는 평범하지만 내적으로는 풍요로는 삶을 추구했습니다.


 



알랭드보통 <불안>

3. 결론



지위에 대한 불안을 성숙하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산업가로부터 인정받을 수도 있고,
철학자로부터,
가족으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는데,
누구로부터 인정받기를 원하느냐는
우리 의지에 따른 자유로운 선택입니다.
지위에 대한 불안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지위에 대한 요구를 어디서 채울지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앞서 얘기했던 철학, 예술, 정치, 기독교, 보헤미아는 지위의 위계를 없애려고 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것들은 다수의 가치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가치에 집중했고,
다수의 가치를 비판하는 새로운 가치에 기초해,
새로운 위계를 세우려고 한 것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패자와 같은 사람들도 기존과는 다른 기준으로 존중받을 정당성을 주었고,
덕분에 우리는 꼭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판사나 의사 같은 길과는 다른 길도 있다는 것을 기억하며
위로와 확신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 마지막으로 알랭드 보통이 놓친 것이 있다면,
우리가 마음 한 켠에 가진 강한 꿈도
우리의 불안을 불식시킬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라라랜드의 두 주인공 모두 서로를 잃는 것을 보면,
꿈과 사랑은 양립할 수 없는 것인가... 생각도 들지만,

라라랜드의 가장 중요한 장면이라고 생각되는,
미아가 오디션을 보는 장면을 보면,
실패한 예술가(이모)를 노래하지만,
삶이 불안하고 상처받을 지라도 얼음장 같은 물에도 뛰어들 수 있는 꿈,
나다움이 무엇인지 생각하며
불안감이 조금이나마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반응형